조나라 장군 사마상(+번오 전투, 이목, 곽개, 조유목왕)
전국시대 조(趙)나라의 장수 사마상에 대해 살펴보자.
사마상의 이름이 역사적으로 남아 있는 기록은 사기 열전 중 이목과 왕전 편 그리고 조세가의 유목왕 편이 있다. 공통적으로 229년 진나라가 조나라를 공격했는데, 조유목왕은 대장 이목과 장군 사마상을 보내 진군과 맞서게 했다. 이목은 꿈적도 하지 않고 수성전략을 세웠는데, 진군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이었다. 이에 진나라 수뇌부와 왕전은 이목을 쓰러뜨리려면 많은 병력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조나라의 간신 곽개를 매수하여 이목과 사마상이 모반을 꾀하는 것으로 모함하게 만들었다.
유목왕은 어리석게도 이목과 사마상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조총과 안취를 대신하게 하였다. 이목은 이 명령을 따르지 않자 그를 체포하여 죽이고, 사마상은 해임했다. 이목이 죽은 후 조군은 사기가 떨어졌고, 어리석은 장군의 지휘아래 진군에게 대패하여 그대로 멸망했다.
사마상은 조유목왕에게 대들보가 부러지면 집이 무너지는 것이 당연하듯이 이목이 죽는다면 조나라가 멸망할 것이 당연하고, 곽개는 소인배이고, 안취는 용렬한 인재들이니 이들을 쓰면 조나라가 위태로워질 뿐이라는 최후의 충언을 담은 편지를 보낸 후 야음을 타 도망갔다고 전해진다.
인기 만화인 킹덤에서는 이목이 직접 삼대천에 천거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명장이지만 조나라 중앙 정부를 혐오해 지방 성주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조나라 북부 번오 전투(파오 전투라고 부르기도 한다)에 참여하여 큰 전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실 역사적 기록으로 번오 전투에서 사마상이 참전했다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다만, 추측컨대 기록을 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고대 사회의 특성을 반영해 이목의 수하로 참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목은 주력군을 이끌고 북부 전선인 번오 전투에서 왕전을 대파한 후 남쪽을 수비하고 있는 사마상을 도와 남부에서도 진군을 물리쳤다. 수명이 다해가고 있는 조나라의 마지막 불꽃을 이목과 사마상이 화려하게 태운 전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