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사극 '태종 이방원'에서 이방원의 행동 대장격 인물인 이숙번의 등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숙번의 역으로는 배우 정태우가 맡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용의 눈물에서 이숙번은 선동혁이 연기하였는데, 태종 이방원에서는 이지란의 역을 맡았다. 이숙번은 이방원의 칼이자 분신이라고 할 만큼 충성스러운 행동대원으로 다양한 전공을 세워 이방원의 신뢰를 받은 인물이다.
드라마 용의 눈물의 영향으로 이숙번은 무관 출신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조선 최초의 문과 급제자로 문관 출신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관으로서 자질이 뛰어나 이방원을 따라 무인정사(1차 왕자의 난), 박포의 난(2차 왕자의 난) 등 수많은 전투에 참가하여 공을 세웠다.
이숙번이 21살 되던 해 생원(조선시대 소과의 하나인 생원시에 합격한 이)으로 조선 최초의 식년시 문과에 병과 7위로 급제하였으며, 민무구와 민무질 형제에 소개로 이방원을 따랐다. 1398년 1차 왕자의 난 때 이방원을 도와 정도전 일파를 제거하는데 큰 공을 세워 정사공신 2등에 봉해지고, 2차 왕자의 난과 조사의의 난을 진압하여 큰 공을 세웠다.
이방원이 조선3대 국왕으로 즉위하자 이숙번은 그의 든든한 권력의 핵심층으로 부상한다. 다만, 이숙번 개인의 성격에 조금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젊은 나이에 권력을 손에 넣어서 그런 것인지... 혹은 원래 성격이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역사적 기록에는 그가 얼마나 안하무인처럼 행동을 했는지가 잘 기록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태종 이방원의 형인 2대 국왕 정종이 상왕으로 물러나 있던 시기 매우 무례한 행동을 했다고 한다. 아무리 권력이 없던 왕이었다고는 하지만 국왕이었던 사람에게 문안 인사를 드리로 가서 관리들과 풍악을 울리는 등 사간들에게 탄핵을 받을만한 행동을 하였지만 이방원이 나서서 이를 만류했다. 이에 화가 난 이숙번은 자신을 탄핵한 사간들을 반대로 벌을 주라고 간청했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집 앞에 사람들이 오가고 우마 소리가 들리자 서대문을 틀어막아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못하게 했다고 하니 권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영원한 권세를 누릴것같은 이숙번도 결국 태종 이방원에게 버림을 받게 된다. 사석에서는 호방한 동생이자 자신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하는 인물이지만 공석에서 선을 넘는 행동을 하는 이숙번을 가만히 둘 수는 없었다. 대간들은 이숙번을 민 씨 형제나 이거이 부자의 전례와 같이 제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이숙번을 유배 보내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태종은 아들 세종에게 이숙번을 유배에서 풀어주면 안된다고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즉, 세종의 치세에 이숙번은 권신으로 변할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세종에게는 우수한 신하들이 많았기 때문에 용비어천가를 만들 때 자료 수집을 위해 잠깐 유배에서 풀어준 것 말고는 특별히 큰 일을 맡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1440년 이숙번은 병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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