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추시대 오나라의 제24대 군주이자 제6대 왕 합려라는 인물에 대해 살펴보자. 오왕 합려는 춘추오패의 일인으로 오자서와 손무 등을 등용하여 오나라의 전성기를 누렸으나 그의 죽음 이후 몰락하게 된 결과를 초래하였다. 학자에 따라서 춘추오패를 오왕 합려가 포함되기도 하고 그의 아들인 오왕 부차나 월왕 구천 등을 넣기도 한다.
합려의 성은 희이고, 휘는 광으로 공자광 혹은 합려로 불린다. 합려가 오나라의 왕으로 즉위하기 전 오나라의 왕위 계승에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 오나라에서 최초로 왕을 칭했던 수몽에게 4명의 아들이 있었다. 그중 넷째 아들 계찰은 현인으로 명성이 높아 수몽은 계찰을 왕으로 세우고 싶어 했다. 하지만 계찰은 형이 왕위에 올라야 한다고 사양했고, 첫째 아들인 제번이 왕위에 올랐다.
형제들 역시 오왕에 어울리는 인물은 계찰이라고 생각하여 제번은 둘째인 여제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여제는 죽으면서 셋째 여매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문제는 여매가 계찰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자 계찰은 거절을 하게 되고 이에 따라 여매의 아들 요가 오나라 왕에 즉위하게 된다. 이에 장자였던 제번의 아들인 합려는 당연히 자신이 왕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뜻밖에 요가 왕에 오르자 불만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미 요가 왕위에 올랐기 때문에 합려는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합려가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안 요는 합려를 매우 경계했다. 오나라의 왕위 계승과 관련된 분란이 일어나고 있을 때 초나라에서 오자서가 합려의 식객이 되었다. 이로서 합려는 일생에서 두 명의 현인을 만나 오나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오자서이다.
오자서는 초나라의 간신 비무기에 의해 멸문을 당한 후 복수를 위해서 전국을 떠돌다가 마침내 초나라에 대항할 수 있는 강국 오나라에 망명한 것이다. 오자서는 합려가 왕위를 찬탈하려는 야심을 깨닫고 자객 전제를 소개하여 오왕 요를 암살하는데 성공한다. 합려가 그토록 바라던 오왕에 등극하게 되고 오자서와 함께 나랏일을 상의하면서 부국강병을 하게 된다.
오자서는 합려에게 손무라는 걸출한 인재를 천거한다. 손무는 손자병법서의 저자로 오나라의 군대를 정예병으로 만드는데 일조를 하였다. 또한, 초나라에서 백주리가 죽게 되면서 그의 손자 백비도 오나라에 망명을 하였다. 합려는 이 기세를 몰아 초나라를 공격하여 촉용과 개여를 죽였고, 수도 영을 공격하려고 하지만 손무는 백성들이 지치고 아직까지 수도를 공격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며 만류했다.
손무의 의견에 따라 초나라 정벌을 멈춘 후 내정에 힘쓴다. 그리고 기원전 509년 초나라의 영윤 낭와가 오나라를 침략하자 이를 격퇴하였다. 이 과정에서 낭와는 당나라와 채나라를 못살게 굴었고, 이에 두 나라는 오나라에 도움을 요청한다. 합려는 두 나라의 도움을 받아 초군을 지속적으로 대파하면서 수도 영성을 점령한다. 춘추시대 강대국인 초나라가 멸망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신포서는 강대국 진나라에 목숨을 걸고 지원군을 얻어내는데 성공하고 월나라 역시 오나라 정예군이 원정을 나간 사이 오나라로 쳐들어 갔다. 합려는 결국 군사를 돌려 오나라로 철군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동생 부개가 반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부개의 반란을 진압한 합려는 이후 초나라와 지속적으로 결전을 벌였고, 월나라로 인해 원정이 실패한 복수를 위해 기원전 469년 대대적으로 군사를 일으켰다.
이 전투에서 합려는 월왕 구천에게 대패하게 되고 그 자신은 손가락에 화살을 맞고 상처가 도져 사망하게 된다. 파상풍으로 인해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려는 자신의 아들 부차에게 자신의 원수를 갚아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하였고, 부차는 원수를 갚았지만 교만함으로 인해 오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하였다. 기록에 합려는 성품이 잔인하고 여색과 재물을 밝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자서와 손무를 등용하여 최강국 중 하나인 초나라를 영혼까지 털어버리는 괴력을 보여준 군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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