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KBS 주말 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방영될 예정에 있다. "태종 이방원"은 여말선초(麗末鮮初)를 배경으로 하는 각종 매체에서 단골로 등장하고 있어 이번 드라마에서는 어떠한 성격을 가진 인물로 그려질지 기대를 받고 있고 한다. 주요 인물인 이방원과 이성계는 배우 주상욱과 김영철이 맡았다. 이방원과 이성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티저 사진만으로 긴장감이 넘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태종 이방원"은 고려라는 구질서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던 '여말선초(麗末鮮初)' 시기 누구보다 조선의 건국에 앞장섰던 리더 이방원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 작품이 될 예정이다. 현재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는 조선 건국 초기 권력투쟁과 이성계의 끈끈한 가족 공동체의 모습이 담겨 있다. 다만, 조선 건국 후 이 가족 공동체는 최악의 형태로 변모될 예정이다. 그 이유는 이방원이 아버지 이성계에 대항하여 1차 왕자의 난과 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켜 많은 이들의 희생을 만들어 냈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이라는 나라를 안정시켰기 때문이다.
권력에 대한 집착과 광기로 가득 찬 조선 건국의 과정과 피로 물든 왕좌 게임에서 수많은 인물들이 죽어 나갔다. 고려말 최후의 충신으로 알려진 최영 장군과 정몽주의 죽음... 조선의 기틀을 다진 정도전의 죽음... 왕좌를 얻기 위해 희생된 이방번과 이방석의 죽음 등 굵직한 사건들을 '태종 이방원'에서는 어떻게 그려내게 될까? 앞서 다양한 매체에서 이방원이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그려졌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용의 눈물, 육룡이 나르샤, 나의 나라 등에서 이러한 이야기들이 잘 표현되어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았다.
드라마를 시청하기 전에 이방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자. 이방원은 조선의 제3대 국왕으로 묘호는 태종이다. 태종이라는 묘호는 일반적으로 국가의 기틀을 다진 황제나 왕에게 붙게 되는데 역사적으로 국내에는 김춘추(신라)와 이방원(조선)이 받았고, 중국사에서는 이세민(당나라)과 조광의(송나라), 완안오걸매(금나라), 오고타이(원나라), 주체(명나라), 홍타이지(청나라) 등이 받았다. 즉 그만큼 국가적 관점에서 태종 이방원의 업적과 무게감은 엄청나다는 것을 반증한다.
일반적으로 국가를 창건한 왕은 태조라는 묘호가 붙는다.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전투와 혼란스러운 정국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이 과정은 결국 피로 물들게 된다. 또한, 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 관계가 있는 공신들이 참여하게 되고, 이들은 든든한 정치적 기반이 되지만 창업 후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오죽하면 고려의 태조 왕건은 호족들을 달래기 위해 결혼 동맹을 맺었을까? 태조 이성계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조선 건국 후에 너무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공신들의 눈치를 보면서 정치를 하게 된다. 이후 후계자는 이런 공신들을 숙청 및 굴복시키는 과정을 통해 정치적으로 교통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이러한 문제를 잘 해결해야 후대 왕조를 이어갈 수 있다. 비록 철혈의 군주로 수많은 피를 흘려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다음대의 왕인 세종 대왕에게 안정적인 정권을 물려준 태종 이방원은 명군이라고 불리기에 부족한 점이 없다.
고려말 이방원은 17세의 나이로 과거에 급제하여 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과거에 급제한다는 것은 현재 서울대 수석으로 입학한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엄청난 일이었다. 평생 전쟁터에서 삶을 살았던 이성계는 과거에 급제한 이방원을 매우 자랑스러워 했다고 한다. 하지만 불안한 왕권과 권문세족의 횡포로 어느 순간부터 '역성혁명'의 뜻을 품었고, 아버지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도왔다. 이 중 가장 큰 공은 이성계와 정도전이 정몽주에 의해 핀치에 몰렸을 때 그를 살해하여 위기를 극복하였다. 이성계는 정몽주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싶어 했던... 혹은 그의 충정을 일부 존경했는데... 그를 살해한 이방원을 미워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정몽주의 죽음은 조선 건국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선 건국 후 세자 책봉의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성계는 새롭게 건국된 조선이라는 나라의 후계자를 고려와 연관이 없는 가장 어린 왕자인 이방번을 책봉하였다. 정실부인인 신의왕후의 5남도 아닌 계모인 신덕왕후의 아들이 세자가 된다는 사실에 왕자들은 불만을 품었지만 정도전과 남은 등에 의해 분을 감출 수밖에 없었다. 1398년 치열한 권력 암투 속에 이방원은 형제들과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무인정사(1차 왕자의 난, 방원의 난)를 일으켜 정도전과 남은 일파 그리고 동생 이방석과 이방번을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 바로 왕위에 오르고 싶었지만 정국을 안정시킨다는 명분을 삼았던 이방원은 제2대 국왕의 자리에 둘째 형인 정종을 옹립하였다.
1400년 태조의 4남 희안공 이방간이 박포와 함께 2차 왕자의 난을 일으키게 되는데 정안군 이방원은 이를 제압하였다. 정안군 이방원이 왕위에 오르지 않는다면 정국이 안정되지 않는다는 신하들의 간언에 따라 이방원은 제3대 국왕의 자리에 올랐다. 그토록 바라던 용상에 오른 것이다. 왕이 된 태종 이방원은 왕권을 위협할 것으로 보이는 인물들을 하나둘씩 제거했다. 대표적으로 민 씨 형제와 세종의 장인인 심온 등을 죽여 외척의 세력을 사전에 방지했다. 또한, 공신인 이숙번, 조영무 등을 유배를 보냄에 따라 후계자인 세종이 안정적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조선 초기 강력한 왕권을 행사했던 태종 이방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으로 평가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듯 하다. 다만 말년에 양녕대군의 비행으로 마음을 많이 졸이게 되고 결국 충녕대군(세종대왕)으로 교체하는 등의 사건도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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